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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년 시간의 온기를 품은 곡성 향교의 초겨울 풍경

작성일
2021.12.06 17:41
등록자
나종화
조회수
114
곡성향교 복원된 명륜당
곡성향교 은행나무
곡성향교 대성전

지방을 여행할 때마다 느끼는 점인데
요충지에는 동헌 또는 현청이, 최고 명당이라는 곳에는
향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육열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곡성현 동헌은 지금의 군청이 있는 곳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다음으로 중요한 관청이었던 곡성 향교는
읍에서 떨어진 동악산 골짜기에 있습니다.
아마도 풍수지리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그곳에 향교 건물을 세운 것으로 추측합니다.

곡성 향교를 찾아갔을 때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습니다.
아 그런데 곡성 향교 수백 년 묵은 은행나무는
이파리를 다 떨구어 버리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었습니다.
작은 바람에도 은행 이파리가 우수수 떨어질 때가 가장 멋있는데
그 시기를 놓쳐서 아쉽긴 하지만
바닥에 수북이 쌓인 은행잎을 밟아보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향교 마당에 서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산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것을 보니
명당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곡성 향교가 세워진 시기는 500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습니까.
이 건물은 지난 수백 년 동안 짓고 허물기를
수 없이 반복했겠지요.

작년 수해 때 대강당으로 사용하는 명륜당이
허물어져 버려 안타까웠는데
이번에 가보니 말끔하게 다시 복구되어 있더군요.

한옥은 조립식 레고처럼 건물을 해체하더라도 썩은 목재나
깨진 기왓장만 갈면 원래 모습 그대로 세울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그러니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곡성 향교는 1570년 처음 지어졌을 때
놓았던 주춧돌 위에 여러 시대의 목재가 어우러져 건물을 이루고 있어요.
대대손손 지혜를 전달하는 향교의 역할도 그런 것 같습니다.
곡성 향교에서 만난 계절은 어느덧 초겨울로 접어들고 있었지만
그래도 왠지 포근하더군요.
아마도 수백 년 시간의 온기를 품고 있는 곳이라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주소: 전남 곡성군 곡성읍 교촌리 190번지

  • 담당자 : 관광과 관광정책팀
  • 061-360-8412
  • 최종업데이트 2024.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