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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문학의 산실, 석양이 아름다운 곳 횡탄정

작성일
2021.10.29 17:52
등록자
나종화
조회수
511
횡탄정에서 바라본 섬진강 풍경
횡탄정 전경
횡탄정에 앉아서 바라본 풍경

횡탄정은 섬진강 동쪽 제방을 따라 최북단에 자리 잡은 정자입니다. 지금은 그곳에 두 개의 정자가 있고, 형태를 보아 지어진 지 그리 오래되어 보이진 않지만 조선 시대에도 그곳에 정자가 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옛날에는 이곳에 횡탄 나루터가 있었다고 합니다. 남원이나 지리산 방향과 곡성읍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루터였다고 합니다.

이곳은 경치가 좋아 나루터를 찾은 시인 묵객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시를 짓고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 어느 날 이조참판을 지낸 회숙 김계(1528 ~ 1574)와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천재 시인 옥봉 배광훈(1537~1582)이 횡단 나루에서 석양을 맞이합니다. 아마도 두 사람의 문인은 섬진강 일대를 유람하던 중이었을 것입니다.

횡탄정에서 바라보이는 섬진강 석양 풍경에 반해서 회숙이 먼저 화구를 꺼내 그림을 그렸습니다. 옥봉은 완성된 그림 한쪽에 시를 적었습니다.

'횡탄정이 있는 강변에서'라는 제목의 시인데 회숙이 그린 그림 행적은 묘연하지만 여행자 특유의 고독과 그리움이 물씬 풍기는 옥봉의 절절한 싯구는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江上斷橋空夕照 竹間茅屋半蒼苔
滄浪雲破有明月 彼美一人來不來

이 시가 갖고 있는 감흥을 최대한 살려서 최대한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의역해 보았습니다.


인적 끊어진 강나루 석양은 저물고
대숲 오두막은 사립문을 닫아버렸네.

여울목 물안개에 달빛은 스며드는데
그대 오는 기척 없어 그리움만 사무치네.

횡탄정에는 섬진강을 종주하는 자전거길이 지나가고 횡탄정 인증센터가 있어 자전거 타는 사람이라면 꼭 들러서 쉬어가는 곳입니다.

자전거를 타지 않더라도 일부러 찾아가서 회숙과 옥봉 선생님처럼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지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 담당자 : 관광과 관광정책팀
  • 061-360-8412
  • 최종업데이트 2024.04.27